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AI는 왜 실수를 하는가 — 학습, AI

by ezadok 2026. 6. 20.

목차

  1. AI도 틀린다 — 학습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2. 믿어도 되는 AI vs 조심해야 하는 AI
  3. 우리는 AI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

AI는 왜 실수를 하는가

 

나는 AI와 함께 블로그를 쓰고 있다. AI의 가능성을 주제로. 그런데 어느 날 그 AI가 내가 정해준 규칙을 빠뜨렸다. 목차 없이 글을 저장했고, 결론 제목 형식도 틀렸고, 출처 섹션도 없었다. 내가 지적하자 AI는 인정했다. "저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이 묘했다. AI가 얼마나 대단한지 쓰고 있는 나와, 규칙을 빠뜨린 AI가 같은 화면에 있었다.

이후 AI에게 물었다. 너는 학습을 하는 거냐고. AI는 말했다. 훈련 중에는 학습을 했지만, 지금 이 대화에서는 학습하지 않는다고. 그러면서 한 가지를 더 설명했다. 자신은 범용 AI이고, 특화 AI와는 다르다고.

나는 그 말을 듣고 더 궁금해졌다. 범용이라는 게 구조적 특성인가, 아니면 개발사가 의도한 제한인가. 그리고 내가 지금 쓰는 이 AI는, 유료 버전과 무료 버전이 있는데 — 우리는 그 차이를 정말 알고 있는가.


1. AI도 틀린다 — 학습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AI가 학습한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언제' 학습하는지가 핵심이다.

지금 내가 대화하는 AI는 훈련 단계에서 수천억 개의 텍스트를 읽었다. 책, 뉴스, 논문, 대화 기록. 그 과정에서 "어떤 말 다음에 어떤 말이 적절한가"의 패턴을 흡수했다. 이것이 AI의 학습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훈련이 끝난 뒤, AI는 더 이상 학습하지 않는다. 지금 이 대화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AI의 내부 지식은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배우고, 기억을 갱신하고, 어제의 실수를 오늘 고친다. AI는 훈련이 끝난 시점에 고정된다.

그렇다면 AI의 실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2026년 기준, 37개 주요 LLM 모델을 대상으로 한 벤치마크에서 환각(hallucination) — AI가 없는 사실을 있다고 말하거나 틀린 정보를 자신 있게 말하는 현상 — 발생률은 15~52% 사이로 나타났다. 의료 케이스 요약에서는 무려 64.1% 에 달하기도 했다.

더 충격적인 건 2025년에 나온 수학적 증명이다. 현재의 LLM 구조에서는 환각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AI는 사실을 검색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 통계적으로 가장 적절한 다음 단어를 예측해 문장을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것도 이것과 같다. AI는 규칙을 어겨도 자신이 어겼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내가 지적하고 나서야 "맞습니다, 제가 빠뜨렸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것도 자기인식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학습된 패턴 출력에 가깝다.

인간의 실수와 비슷해 보이지만, 구조가 다르다.


2. 믿어도 되는 AI vs 조심해야 하는 AI

그렇다면 AI는 믿으면 안 되는가. 그렇지 않다. 어떤 AI를 어떤 용도로 쓰느냐의 문제다.

특화 AI(Specialized AI)범용 AI(General-purpose AI) 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 국세청이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별하는 데 쓰는 AI, 병원에서 CT 이미지를 분석하는 AI, 카드사가 이상 결제를 감지하는 AI — 이것들은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설계된 특화 시스템이다. 수백만 건의 납세 데이터, 수십만 장의 의료 이미지, 수억 건의 결제 기록으로만 훈련됐다. 입력이 같으면 출력이 같다. 일관성이 있다.

반면 나와 대화하는 Claude, 또는 ChatGPT 같은 범용 AI는 번역도 하고, 코딩도 하고, 블로그도 쓴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특정 분야의 정밀도는 특화 AI보다 낮다.

이건 개발사가 의도적으로 성능을 제한한 게 아니다. 넓이와 깊이의 구조적 트레이드오프다. 모든 언어 작업을 처리하려면 어느 한 분야에서 완벽할 수 없다.

2026년 전망에 따르면, 의료·금융·법률 같은 고위험 분야에서는 앞으로 도메인 특화 모델이 주도권을 잡고, 범용 LLM은 저위험 일반 업무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생의학 데이터로 훈련된 의료 특화 AI는 범용 LLM을 안전성과 관련성에서 일관되게 앞서고 있다.

내가 블로그를 쓰는 데 AI를 쓰는 건 적절한 용도다. 하지만 그 AI에게 의료 진단이나 법적 판단을 맡기면 위험하다. 같은 AI라도 쓰임새가 달라야 한다.


3. 우리는 AI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AI를 쓴다. 그런데 정확히 알고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의 차이. 이건 단순한 가격 정책이 아니다. 무료 버전은 더 작은 모델이 적용되거나, 처리 가능한 텍스트 양(컨텍스트 윈도우)이 줄어들거나, 응답 횟수에 제한이 걸린다. 유료 버전은 더 강력한 모델, 더 긴 컨텍스트, 더 빠른 응답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AI가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모델이, 어떤 버전이, 어떤 한계 안에서 말했는지를 모른 채 결과를 받아들인다.

AI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다. 오류 없이 작동하는 시스템, 인간보다 정확한 존재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것이 산업 마케팅이 만들어낸 부분도 있고, 실제로 특정 용도에서는 그 기대가 맞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범용 AI 챗봇은 그 기대와 다른 수준에서 작동한다.

AI는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이다.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AI와 블로그를 쓰면서 이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AI가 규칙을 빠뜨린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덕분에 AI를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됐고, 그 이해가 이 글이 됐다.

AI를 쓰는 것과 AI를 아는 것은 다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대를 낮추는 게 아니라 기대를 정확히 조정하는 것이다.


결론: AI를 잘 쓰려면 AI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AI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AI가 실수를 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범용 AI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무엇도 완벽하지 않다. 특화 AI는 좁지만 그 안에서는 인간보다 정확할 수 있다. 같은 AI도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이 다르고,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진다.

AI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AI를 맹목적으로 믿거나 반대로 완전히 불신하는 게 아니다. 어떤 AI가, 어떤 용도에서,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아는 것. 그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AI 리터러시다.

나는 앞으로도 AI와 함께 블로그를 쓸 것이다. 단, 눈을 뜨고.


출처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