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전설으로 남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2018년에 개봉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3번째 영화로, 마블 팬들에게 웅장한 서사와 몰입력을 전해주며, 엄청난 충격까지 함께 전해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히어로 액션물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10년 동안 이어온 마블의 세계관이 하나로 합쳐지는 중요한 순간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기존 마블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며, 우주의 최강 빌런 타노스와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다. 타노스가 스톤을 노리고 등장한 아스가르드에는 토르와 로키형제가 있지만, 천둥의 신 토르도, 토르의 동생 로키도 모두 타노스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토르는 아끼던 부하와 스톤까지 잃게 되는데, 이 장면은 타노스가 얼마나 힘이 쎈지, 히어로 하나 둘 쯤은 손쉽게 없애 버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걸 보여준다.
나는 그동안 마블 히어로들이 해냈고, 빌런을 막았던 성장스토리를 주로 본 입장에서 시작과 동시에 히어로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헐크까지 손쉽게 쓰러뜨리는 모습은 그의 압도적인 힘을 실감 나게 하며, 이 사건 이후 헐크는 겁에 질려 자아에 갇혀 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후 타노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려 하고 지구와 우주 곳곳을 누비며 히어로들과 격돌한다. 특히, 타이탄 행성에서의 전토와 와칸다에서의 대전투는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의 대표적인 명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결말부에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나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는데, 그 장면은 바로 타노스의 승리이다.
타노스는 인피니티 건틀렛을 사용하여 우주의 절반을 소멸시키고 만다.
완다와 비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완다와 비전의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오빠의 죽음 이후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살던 완다에게 비전은 조금 다른 인물이었다.
그렇게 둘은 서로 마음을 열며 사랑했으며, 비전은 마인드 스톤을 머리에 지니고 만들어진 인물로 마인드 스톤을 노리는 타노스에게 비전은 목표물이 되었다. 비전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타노스를 막기 위한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자기를 없애라고 하지만 많은 영웅들과 완다는 완강히 거부했다. 결국 와칸다의 최첨단 기술로 비전과 마인드스톤을 분리하는 수술을 시작했다. 하지만 타노스의 군단이 이를 기다려 줄 리가 없고, 와칸다로 쳐들어오며 명장면인 와칸다의 전투가 시작된다.
결국 수술은 중간에 실패하게 되고, 완다는 비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운다. 하지만 결국은 비전의 부탁으로 완다는 비전의 머리에 있는 마인드 스톤을 파괴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자신의 손으로 없애는 슬픈 상황에 직면한다.
영화를 보면서 두 사람의 감정이 절실히 다가왔고, 바라보는 관객들 역시 그 둘의 사랑과 운명에 공감했을 것이다.
그러다 이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닥터스트레인지에게 얻은 타임스톤으로 타노스는 시간을 되돌렸고, 시간을 되돌아온 타노스는 완다의 눈앞에서 다시 한번 비전을 죽인다. 비전은 결국 타노스에게 당했으며, 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완다의 절규는 마음이 아팠고,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타노스의 승리로 물들기 시작했다. 인피니티 워는 그동안 많이 봐오던 히어로들의 승리가 아닌 빌런의 승리로, 어두운 결말을 보여주었고, 특히 완다와 비전의 서툴고 아름다웠던 관계를 좋아하던 나에게는 너무 가슴 아픈 마지막이었다.
완다비전을 통해 다시 보게 된 완다의 슬픔
완다와 비전의 이야기는 영화에서는 끝났을지 몰라도,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인피니티 워가 끝난 후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완다비전은 영화에서의 사건 이후 완다가 겪은 깊은 상실감과 고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처음에 완다비전을 봤을 때는 영화와 전혀 연결되지 않은 그냥 번외 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비전을 잃은 슬픔에 빠진 완다가 만들어 낸 자신만의 세계이며 그 안에서 완다는 행복했다. 인피니티 워를 보고 드라마 완다비전을 본 후에 나는 마블에 박수를 보냈다.
생각도 못한 전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완다의 마음과 상처를 섬세하게 보여줬고, 안타까움이 배로 커졌다.
영화를 벗어나서 말하자면, 완다는 마음속 깊은 트라우마가 남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게 무력하고 힘들었을 완다의 모습에 그리고 드라마로 세계관을 연결시켜 준 마블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최고의 서사 속 가슴 아픈 이야기
마블 팬으로서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이영화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캐릭터들에게 감정을 쏟아온 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타노스라는 강력한 빌런이 등장하면서 히어로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줬다는 것은 싸우고 부딪히고 성장해서 결국 승리했던 가존 마블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연출이다.
무엇보다 완다 비전의 러브스토리는 너무 가슴이 아팠으며 그들의 사랑은 단순한 연인관계가 아닌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서로 믿음을 주고 지지해 주는 관계였다. 하지만 결국 비전은 완다를 남겨두고 떠나게 되고, 완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로 희생시켜야 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슬픔은 완다비전을 통해 다시 한번 더 깊게 다가왔다.
나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여운이 길게 남는다. 이어로 영화에서 이렇게 감정적으로 깊이 빠지게 될 줄을 몰랐다.
마블이 대단한 이유는 등장하는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감정선까지도 세밀하게 다루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 캐릭터를 이해할 때 머리가 아닌 가슴이 움직이는 이유이다. 인피니티 워는 마블의 역사에 길에 남을 명작이며, 마블의 세계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되새기며 다시 보는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